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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 구병모

독서/소설

by 한oㅏ 2024. 2. 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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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킬러, 믿기힘든 소재와 믿고보는 구병모 작가님

 
파과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저자
구병모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8.04.16

 

총 페이지 : 342p
추천도 : ★★★★☆

 

저자 소개 

구병모 작가는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후,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 청소년 문학 대상을 받아 2009년 작가로 데뷔했다. 구병모는 필명, 본명은 정유경이다. 필명으로 인해 남성 작가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나도 남성작가인 줄 알았다).
청소년 문학과 성인 작품을 넘나들며 글을 쓰시며, 현실세계와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와 ‘아가미’ 등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쓰셨는데, 각 작품들은 다른 주제, 다른 이야기, 다른 소재,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작가님께서 새로운 글을 쓰실 때 이전 작품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신다고 한다.

작품 소개

'파과'는 구병모 작가님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13년도에 출간이 되었다가 2018년도에 재출간이 되었다.
자잘한 내용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2018년도 버전으로 읽었다.
이 책은 시각화가 굉장히 잘 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많은 독자들이 가상캐스팅을 할 정도로 영화화를 바라고 있다.
또 긴 호흡을 가지고 있는 문장이 특징인데,
작가님께서 페이지가 빨리 넘겨지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길고 긴 문장을 쓰려 노력하셨다고 한다.

 

스토리

한때 ‘손톱’이라 불리며 알아주는 킬러였던 주인공 ‘조각(爪角)’.
40여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이 않게 삐걱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조각(爪角)의 뜻
: 짐승의 발톱과 뿔이라는 뜻으로,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하여 주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후기

◆ 60대 여성 킬러


이 책을 읽게된 가장 큰 이유이다. 60대 여성 킬러.
60대 여성과 킬러라니.
완전히 상반대는 이미지를 가진 두 단어의 조합이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거기다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이라니!

이 소설을 안읽고 버틸수가 없었다.

 

작가님께서는 60대 여성 킬러 캐릭터에 대해 이런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우리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남들과 조금이라도 생김새나 성향이 다르면 그걸 타자라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노인에다 여성이면 타자의 제곱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이가 육체적인 소멸과 더불어 사회적인 시선에 저항하는 방식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킬러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액션물

이 책은 킬러들이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킬러들의 싸움이나 총, 칼 등에 대한 묘사도 뛰어나다.
킬러물이다 보니 납득되는 액션이 아니라면 몰입도가 깨질 수 있는데, 끝까지 몰입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이 책의 시각화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머지않아 영화의 원작소설로 더 유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 책이 영화화가 된다면 이러한 액션들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파과


‘파과’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 책을 읽기전에 뜻을 먼저 찾아봤다.
여러 뜻들이 있는데, 작가님은 어떤 의미를 표현하고 싶으셨던걸까?
그 답을 찾는데 집중하면서 책을 읽어봤다.

 

파과의 뜻


개인적으로 파과2(破果)의 의미는 작품속에서 확실히 들어났지만,
파과1(破瓜)의 의미는 명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고 느꼈다.
대신 단어의 의미 그대로가 아니라 약간의 반어적인 의미를 넣어 변형하여 사용하신 것은 아닐까?
파과1(破瓜)는 두 개의 ‘八’을 더하여 여자의 나이 16세, 두 개의 ‘八’을 곱하여 남자의 나이 64세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단어 자체는 남녀를 나이를 구분하여 칭하고 있으나,
작가님은 이 ‘파과’라는 단어를 남녀 구분없이 사용하여
주인공이 킬러의 일을 시작한 10대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60대를 동시에 표현하신게 아닐까?
또한 ‘二八’은 청춘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10대든 60대든 관계없이 조각이 청춘의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표현하시고자 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후기를 쓰면서 찾아본 작가님의 인터뷰에서는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는 으깨진 과일(파과2 (破果))이라는 뜻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결말을 내고 중의적인 의미로 이팔청춘(파과1 (破瓜))이라는 의미도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제목에 한자를 쓰지 않으셨다고.



마음에 담은 구절
나름의 아픔이 있지만 정신적 사회적으로 양지바른 곳의 사람들, 이끼류 같은 건 돋아날 드팀새도 없이 확고부동한 햇밭 아래 뿌리내린 사람들을 응시하는 행위가 좋다.
오래도록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면.
언강생심이며 단 한순간이라도 그 장면에 속한 인간이된 듯 한 감각을 누릴 수 있다면.

-211p-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하나의 존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혼이라는 게 빠져나갔는데도 육신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은.

-2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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