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보고 싶어. 망할. 외계인이 보고 싶었다.익숙해져버렸다.매일 함께 보내는 데 길들여져버렸다."널." 그러나 한아는 마땅한 동사나 형용사를 찾지 못했다. "······너야."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자연스레 전이된 마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 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했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
활기와 재기가 넘치는 소설이다.
소설 속엔 만나보고 싶게 만드는 한아와 그 친구들,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한아의 가게가 등장한다.
특히 다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본인만의 방법으로 행복하게 사는 한아 덕에 읽는 동안 내가 행복할 수 있었다.
마음에 담긴 구절들
'정말 좋아하는 옷들을 새롭게 만들어드립니다'
좋게 말하면 아주 사적인 데가 있는 가게였고, 나쁘게 말하면 시대착오적이라 할 만큼 생산성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언젠가 자기 브랜드를 갖게 될 거라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아는 기대했던 사람들을 모조리 배신한 셈이지만,
그 조그만 가게에서 매우 행복하게 일했다.
_본문 중
"가족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잖아? 그냥 가수일 뿐이잖아?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말 그대로 스타라니까. 중력이 없으면 스타겠어요?
벗어날 수 있었으면 나도 다르게 살았지."
_본문 119p
단추를 모으듯이 이름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몇 명의 한아들과 마주친 적 있는데, 하나같이 멋진 여성들이어서 주인공 이름으로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
주영과 유리는 아껴 마지않는 친구들의 이름입니다. 그 친구들의 빛나는 부분을 채 담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10년 동안 이름을 빌려줘서 고맙고, 10년 더 빌려주면 좋겠습니다.
_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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